최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살인, 강도, 총기난사 등 강력 사건의 기사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기사에는 강력사건의 피의자들이 “성장과정에서 정서적, 신체적 학대를 받았고 그 경험이 범죄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적혀있다.

이처럼 가정폭력은 부모 세대의 폭력이 자녀 세대의 가정폭력으로 전이된다거나 어린 시절 가정에서 겪은 폭력적인 경험이 성인기의 범죄로 이어지는 등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가정 내의 사소한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그 심각성이 큰 사회적 문제이다.

가정폭력이나 부모로부터 제대로 된 정서적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자라나는 자녀들은 정신적 상처를 회복하지 못하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데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대체로 상대방과의 소통기술이 부족하고 피해의식과 두려움에 쌓여 나중에 오히려 가해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현재 경기도 모 교도소에 재소 중인 수형자 500여명을 대상으로 아동·청소년기 가정폭력 피해경험에 관한 설문을 실시했다.

결과, 전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1.2%가 아동·청소년기에 가정폭력을 직접 겪거나 혹은 부모간의 가정폭력을 목격하는 간접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아동·청소년기에 가정폭력을 경험한 집단의 경우 청소년기에 급우에 대한 따돌림, 신체폭력, 금품갈취 등 비행을 저지른 비율이 71.1%로 가정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집단에 비해 23% 가량 더 높게 나타났다.

물론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는 데는 아동·청소년기 시절의 가정폭력 피해 경험뿐만 아니라 경제적, 개인적, 환경적인 수많은 요인들이 복잡하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지만 건강하고 따뜻한 아동·청소년기 시절을 보낼 수 있는 가정이 많다면 분명 우리 사회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건강한 가정은 우리 가족 모두의 안식처이며 우리 사회의 기초이자 근간이다.

지금부터라도 너나 할 것 없이 주위 사람 모두가 가정폭력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고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여 우리의 아이들과 가족 모두가 가정폭력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