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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북한 이탈주민은 우리의 이웃이다(경상일보)
운영자 2015-05-01 추천 0 댓글 0 조회 170249

필자는 지난 2000년 울산중부서 보안계로 발령받아 북한이탈주민 신변보호업무를 하면서 그들을 직접 만나고 상담을 하게 된지 올해로 15년째를 맞았다. TV 프로그램인 남북의 창에서 가끔 북한사람들의 삶과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한 소식을 간접적으로 접했지만 그들을 직접 대면하고 각자의 고충과 남한 정착에 대한 애로사항을 들으면서 점점 더 마음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들의 지나온 행적과 현재의 삶에 대해 들으면서 쉽지 않은 남한행을 선택했고, 쉽지 않은 한국생활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신변보호관으로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야겠다고 느꼈다.

최근 북한이탈주민과 상담한 사례를 소개할까 한다. 한국에 온 지 6개월도 채 안 된 북한이탈주민 A(35)씨는 엄동설한인 1월에 두만강을 건너다 발에 동상이 걸려 새살이 제대로 돋아나지 않아 기형적으로 변했다. 이후 중국으로 넘어와 말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 혹시 공안에 신고되거나 붙잡혀 강제북송이 되지 않을까 두려워 이웃과는 말도 하지 않았다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출산한 아들이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자신의 탈북사실을 말할까봐 마음 놓고 놀지도 못하게 하는 등 항상 불안에 떨면서 거의 집안에만 있었다 한다. 중국 사람과 결혼해 살면서도 주민으로 인정되지 않아 정부지원 및 의료보험혜택 등 국민으로서 누려야 할 혜택을 받을 수 없어 남한으로 올 수밖에 없었다는 말을 들으면서 가슴이 찡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한국에 온 지 1년 정도 된 북한이탈주민 B(30)씨의 경우에는 탈북하여 중국에 거주하다가 공안에 적발, 강제 북송돼 교화소(교도소)에서 겪은 모진 고문과 학대로 아직도 잠을 자면 악몽에 시달려 식은땀을 흘리면서 잠에서 깨어난다고 한다.

이렇듯 사선을 넘어서 대한민국의 품에 안긴 북한이탈주민에 대해 시민은 얼마나 알고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난해 10월 말 까지 북한이탈주민의 국내 입국자는 2만7253명으로, 2012년 이후 매년 1500여 명이 지속적으로 입국하는 추세다. 북한이탈주민들의 상당수는 북한 탈출과 제3국을 경유하는 과정에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으면서 그 후유증이 한국사회의 정착과정에서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탈북과정에서 겪은 극도의 공포와 긴장, 죄책감, 외로움과 고독감은 심리적·정신적 트라우마를 가져와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지장을 가져오게 된다. 탈북과정에서의 브로커 비용, 한국사회에서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립하기 위한 취업문제, 낯선 환경에 대한 적응 문제 및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과의 이별에 따른 심리적 문제 등 북한이탈주민들이 직접 헤쳐나가야 할 길은 멀고도 멀다.

정부는 북한이탈주민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입국 후 정착금과 주거 배정, 취업 알선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경찰에서도 이들에 대한 신변보호 및 협력단체를 통한 지원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하루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북한이탈주민들의 성공적인 정착과 자립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취업’과 더불어 북한이탈주민들을 바라보는 한국사회 전반의 ‘따뜻한 눈과 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북한이탈주민 정책에 대한 한국사회의 관심과 성공적이고 모범적인 정착사례들을 대내외적으로 홍보하고, TV와 영화, 스포츠, 문예행사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북한이탈주민들의 존재와 통일의 매개체 역할에 대해서도 널리 알려야 한다.

필자가 만나보고 느낀 이들의 모습은 지난 1970년대 우리 세대가 배운 반공 교과서의 모습이 아니라 북에 두고 온 가족을 걱정하고 경제적인 자립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 이웃들의 모습이다. 사선을 넘어 대한민국 품에 안긴 북한이탈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다. 북한이탈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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